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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멸망기원회 - 4

조회 수 8835 추천 수 0 2002.11.08 02:14:02

                                        4



어느정도 필리핀 말을 알아들을수 있게된 T는 현장감독 뒤로 돌을 캐러가는척 하면서 접근했다.
잘 모르겠지만 그들이 타고온건 분명 FR. 이곳에서 흔히 볼수 있는 차가 아니었다. 그래서 더욱
그러했을까 T는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만다.

"쓸만한 녀석으로 두어놈 골라가고 싶습니다."
정체불명의 사내가 현장감독에게 말했다. 그런가 노동자를 찾고있는 것인가 별볼일 없다고 생각
하며 T는 다시 B가 있는 쪽으로 가려하였다. 그때였다. 그 정체불명의 사내가 정확하게 T와 B를
지목한것이었다. 잠시 눈살을 찌뿌리던 현장감독은 정체불명의 사내가 내건 조건에 만족하며 우
리들을 팔아넘겼다. T는 적어도 이 광산을 벗어나게 되면 어떻게든 탈출 기회라도 있을거라고
생각하며 기뻐했다.

현장감독이 대강 설명해주었다. T와 B는 외국인 노동자이고 그것도 불법 외국인 노동자라는것이다.
그러니 함부로 도망갈 생각하지 말라하는것이었다. 필리핀의 법은 불법체류자에게 무거웠다.
T와 B는 자신들을 구입한 남자에게 갔다. 얼굴은 거무스름하게 타있지만 동양인 같았다. 어느나
라 사람일까? T는 한국사람이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남자가 입을 열었다.

"타라."
놀랍게도 한국말이었다. 얼마만에 들어보는것일까? 비록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들에겐 너
무나도 오랜만에 들어본 모국어였다. 무뚝뚝하게 말한 남자는 말없이 차에 올라탔고 T와 B도 따
라서 차에 탔다. 다시 남자가 입을 열었다.

"이 차는 86이다. 일본산이지. 용캐도 이곳에서는 쉽게 구할수 있더군. 내이름은 TGM. 한번쯤 들
어봤겠지?"
남자는 이말을 꺼내면서 씁쓸히 웃는다. 정말로 씁쓸한 미소다. T는 너무도 잘 알고있는 이름이
나오자 몸을 떨었다. 그 이름은 자신들을 이곳으로 오게 만든 인류멸망기원회의 초대 회장의 이
름이 아닌가. B역시 같은이유로 말을 잊어버렸다. 아무말도 못하고 그 둘은 그저 떨고있었다.
떨고있는 그들을 보며 남자는 다시금 예의 그 씁쓸한 미소를 띄우며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이런, 역시 이런건가. 안돼겠군. 뭐, 자세한 내용은 '본부'로 돌아가서 해도 늦지 않을테니까.
아, 그리고 그렇게 떨지 않아도 좋아. 난 너희들을 어떻게 할 생각은 없으니까. 그저, 흠흠, 약
간 숙쓰럽지만 말하자면 너희들을 이곳에서 구해준거니까말야. 그런눈으로 보지마."
아무말 없는 T와 B를 보며 TGM은 차의 시동을 걸었다. '부르릉' 오래되어 보이는 차의 외관관
달리 꽤나 힘찬 소리를 내었다.

"어디 한번 달려볼까? 전속으로 공략한다면 필리핀의 고개도 그리 나쁘지 않지."
이말을 끝으로 남자는 운전하기 시작했다. 아니, 그야말로 광란의 질주를 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인적이 드문곳이라지만 산에서 내려가는 가파를 내리막길을 100km가 넘는 속도로 내려오기 시작했
다. T는 기겁했다. 하지만 곧 그 남자의 솜씨가 보통이 아니란것을 알아챘다. 드리프트였다. 그
남자가 쓰는 기술은 코너에서 바퀴를 미끄러트리며 카운터를 조절, 타이어의 그립력을 뛰어넘는
속도로 코너를 도는 이 기술은 FR에게 밖에 주어지지 않는 특권이었다. FR은 그야말로 드리프트를
위한 머쉰이다. TGM의 드리프트는 가드레일에 닿을듯 말듯하게 계속되었고 처음엔 무섭다고 생각
했던 T와 B도 어느덧 신이나서 밖의 풍경을 보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르고있었지만 이차는 AE86
토레노이다. 이니셜 D라는 옛날 만화에서도 볼수 있는 -그 만화에서는 그야말로 이 자동차로 모든 고갯
길을 점령한다- 전설의 머쉰이란것이다. 지금이 2015년이니 무려 29년이나 된 차다. 이런차로 이
런 주행이 가능하다니. 아무것도 모르는 T와 B는 그저 재미있을 뿐이었다. 어느새 즐기고 있는 그 둘
을 바라보며 TGM은 씨익 웃었다.

언덕길을 다 내려오자 일반 도로가 나왔다. 한동안 웃음을 잃어버렸던 T와 B는 아까의 드리프트에
대해 서로들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한참동안 달렸을까, TGM은 어느 허름한 피자가게 앞에 차를 세웠
다. 직감적으로 위험을 느낀 T와 B는 조용해졌으나 TGM은 게의치않았다.

"들어와라. 괜찮아."
TGM은 그들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들은 쉽사리 발걸음을 때지 못하였다. 보다못한 TGM은 먼저 들어
가 버렸고 망설이던 T와 B도 따라 들어가게 되었다.  


id: 태공망

2002.11.09 02:48:20
*.199.126.131

젠장-_-;;;

id: dri-naru-

2002.11.09 19:34:30
*.91.191.20

-ㅅ-;; 특이해.

운명론자

2003.05.02 02:28:51
*.205.151.43

빨랑 써봐요~

WhenY

2003.05.11 19:59:03
*.239.108.73

으윽! 못참겠다 보면볼수록화가나 결말난 글따위 잊었다해도 다시써서 올려버리란 말이다 소실은 개뿔 이게 몇달째냐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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